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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보이는 반짝이는 불빛들을 천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눈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우주에는 QSO(quasi-stellar Object) 일명 퀘이사라고 하는 천체가 있습니다. 퀘이사를 설명하기 위해 밤하늘의 별에 대해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밤에 가로등 불빛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잘 안 보이고 가까이 있을수록 잘 보이는 것과 같이 당연히 밤하늘에 별도 가까이 있을수록 눈에 잘 보입니다. 문제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도 4.3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이는 1초 만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4.3광년을 가야 가까운 별에 도착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운 알파 센타우리계를 돌고 있는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조차 우리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 밤하늘에서 눈에 보이는 별을 찾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별들은 태양계에서 상당히 가까운 별이거나 크기가 무진장 큰 리겔(Rigel) 같은 별입니다. 만약 우리 은하 반대쪽에 이론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큰 별이 있다고 하더라도 10만 광년 가까이 떨어진 그 거리 있는 별을 눈으로 볼 수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10만 광년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들이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천문학자 압드 알라흐만 알수피는 서기 964년 하늘에서 작은 구름을 관측했다고 묘사합니다. 이후 수많은 천문학자들에 의해 이 우주에 존재하는 작은 구름은 M31이라는 별칭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Photo by Guillermo Ferla on Unsplash

 

불과 100년 전까지 M31은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가스 덩어리들의 집합 즉 성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1925년 에드원 허블은 M31에서 세페이드 변광성(변광주기와 광도가 규칙적이어서 우주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아내기 유용함)을 발견하면서 M31이 수천억 개의 별들이 모인 집합체라는 걸 알게 되며 안드로메다 은하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알았는데 새로운 은하를 발견한 것이지요.

 

인류는 세페이드 변광성 덕분에 우주에 우리 은하 같은 은하가 무한히 많다는 걸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은하 간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지구로부터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이 거리에서는 태양 같은 별이 수천억 개가 모여 있어야 우리 눈에 별 하나로 보일 정도로 굉장히 먼 거리입니다. 인류는 우주가 수많은 별들을 보유한 은하들의 집합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천체 물리학이 발달하면서 1950년대에 분명 별처럼 보이지만 전파를 발생하는 별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을 텐데 크기나 전파의 세기가 별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불가능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 별은 그전까지 얻은 모든 항성들의 스펙트럼과 전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QSO 일명 퀘이사라고 정의했으며, 퀘이사의 정체성 논란은 2002년 월드컵 때까지도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퀘이사의 거리가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퀘이사는 지구로부터 안드로메다보다 수백 배 이상 먼 수십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었습니다. 지구에서 봤을 때 별이 최소 수천억 개가 모여 있는 초대형 은하인 안드로메다보다 퀘이사가 더 큰 별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리 관측을 해봐도 이 별에서 나오는 전파원의 크기가 일반 항성의 크기였는데, 다시 말해 별 하나 정도 크기로 보이는 퀘이사가 은하계의 모든 별 빛을 다 합친 것보다 최소 수백 배 이상 밝았습니다. 10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지구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한 퀘이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현재까지 밝혀진 것으로 퀘이사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초 거대 질량 블랙홀이라는 것입니다. 질량이 태양의 수십억 배가 넘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우리 은하만 한 별들을 통째로 집어삼키면서 엄청난 에너지와 빛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관측 결과 몇몇 퀘이사의 밝기는 태양의 수천 조배에서 1경 배에 이를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에너지 방출합니다. 이 정도의 에너지면 지구에서 10만 광년 위치에 퀘이사가 있다면 인류는 그 방사선 에너지로 즉시 점멸할 정도의 위력입니다.

 

다행히도 이런 퀘이사는 최소 수십억 광년 거리에만 관측된다고 합니다. 그 얘기는 퀘이사의 빛이 광속으로 수십억 년을 날아와서 지금 우리가 본다는 거니까 수십 년 전의 우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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