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원리

면역체계

인간의 면역체계는 수십억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복잡한 군대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하루에도 수없이 공격을 받고 있지만, 면역세포들이 싸워 주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할 때 면역체계는 어떻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인체에는 B세포와 T세포라 불리는 면역세포가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하게 되면 이 B세포와 T세포가 움직입니다.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파악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B세포는 항체를 만들어 바이러스를 죽이고,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T세포가 처리합니다.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처치한 다음에 똑같은 바이러스가 체내로 다시 들어오게 되면 면역세포들은 처음 바이러스를 만났을 때보다 빠르게 대응합니다. 그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든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전에 싸웠던 바이러스를 다시 공격하게 되는 이 과정이 바로 면역입니다.

 

백신

백신은 체내에 힘을 잃은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진짜 바이러스가 왔을 때 빠른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대비시킵니다. 정확히는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을 우리 몸 안에 주입하는 것인데, 주입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백신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 표면에 나 있는 왕관 모양의 돌기 즉 스파이크 단백질입니다. 면역세포가 이 돌기에 꼭 맞는 항체를 만들어야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신은 이 돌기를 우리 몸 안에 미리 넣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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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방법은 바이러스를 열 또는 화학 약품으로 죽인 다음에 시체만 넣어줍니다. 이 백신은 사백신 혹은 불활성화 백신이라고 불립니다. 바이러스의 독성을 없앴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돌기 단백질이 변형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단백질이 변형되어 버린다면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코로나의 돌기를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몸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라고 부릅니다. 돌기를 인공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긴 하지만 면역 효과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코로나의 돌기를 만들어 주는 설계도 즉 그 유전자를 백신을 통해 사람에게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해당 유전자가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설계도를 따라 우리 몸 안에서 돌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설계도를 DNA를 주입하면 DNA 백신, RNA를 주입하면 RNA 백신이 되는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RNA 백신입니다.

 

네 번째 방법은 몸에 해롭지 않은 바이러스의 코로나 돌기를 만드는 유전자를 넣어 인체에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다른 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라고 부릅니다.

 

백신의 부작용

모든 백신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계 보건 기구에서 발표한 실제 수치를 가지고 모든 국민이 홍역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한번 가정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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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1천만 명의 아이들이 홍역에 걸렸다고 가정한다면, 이중 980만 명은 고열과 발진의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중 최대 80만 명은 심각한 설사 증세를 보일 것이고, 70만 명 정도는 감염으로 인해 영구적인 청력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60만 명에게는 홍역의 가장 위험한 증상인 폐렴이 발생하는데 이 증상 하나만으로도 1만 2천 명에 다다르는 아이들이 죽게 될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대 1만 명은 뇌염을 겪게 될 것이고, 2천5백 명은 SSPE(아급성 경화성 번뇌염)를 앓게 될 것입니다.

 

SSPE는 홍역 바이러스가 뇌에 남아 생기는 병으로 아이들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사망하게 될 것입니다. 이걸 모두 종합해 본다면 약 250만 명의 아이들이 심각한 홍역 증상을 앓게 될 것이고 이 중 약 2만 명은 홍역으로 인해 사망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번에는 1천만 명의 아이들에게 모두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을 주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1천만 명의 아이들 중 약 100만 명에서는 열이 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중 50만 명은 가벼운 발진 증세를 보일 것이고 최대 100명에게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최대 10명의 아이에겐 생식기 염증이 발생하고, 마찬가지로 최대 10명의 아이는 가장 심각한 부작용인 뇌염을 앓게 될 것입니다.

 

1천만 명의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약 120명 정도가 심각한 부작용을 앓게 될 것이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치료를 받아 완치될 수 있습니다. 백신 부작용의 최악의 사례만 놓고 보아도 홍역 바이러스 자체가 백신의 부작용보다 몇천 배는 더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