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 속 가상세계와 메타버스에 대하여
오늘도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회사는 강남역 근처에 있는데, 가는 데만 해도 한 시간이 걸립니다. 출근 시간만 아껴도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월급으로는 강남역에 방을 구하는 게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집에서 강남역까지 1초 만에 순간이동을 하거나 마인크래프트 게임에서 다 같이 출근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만약에 마인크래프트에서 사무실을 만들고 모두가 거기서 함께 일을 한다면 직접 출근하는 것과 마인크래프트에서 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물론 마인크래프트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는 게임이지만 기술적 한계가 극복된다면, 온라인상에서 가상 세계를 만들고 다 함께 일하는 것이 직접 출근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가상현실에서 업무나 미팅을 하게 되면 장점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해당 미팅 장소로 가지 않게 되니까 이동시간을 아낄 수 있고, 단순히 회사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으며 출장을 떠날 필요도 없어집니다. 또한, 업무에 필요한 모든 자료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으므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건 물론 모든 대화 및 회의 자료들도 자동으로 백업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으로서도 엄청난 돈을 아낄 수 있는데, 사무실 임대 비용, 사원 버스 비용, 사내 식당 비용 등은 물론 수많은 사무기기와 인건비까지 아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가상 세계에서는 직원들을 더 쉽게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통해 어떤 직원이 언제 어떤 일을 했고, 얼마큼 일을 했는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어떻게 통합될 수 있을까요? 가상 세계란 현실과는 다른 공간을 디자인해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게 메타버스 가상 세계입니다. 가상 세계에서는 본래 자신의 모습이 아닌 아바타를 통해 무언가를 하게 됩니다. 가상 세계 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탐험을 즐기기도 하고, 가상 세계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을 즐기기도 하고, 그 속에서 여러 퀘스트를 깨며 성취를 즐기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가상 세계는 단순히 온라인 게임 아닌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순히 온라인 게임일 줄만 알았던 가상 세계가 현실과 점점 통합되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만 봐도 디지털 자산이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고, 디지털 자산을 팔아서 현금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NFT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현실 세계에 있는 예술품이나 가상세계에서만 존재하는 예술품이 가치가 매겨져 거래가 되고 있는데, 그 가격이 엄청납니다.
여기서 NFT란 쉽게 말해 디지털로 정품 인증을 해준다는 말인데, 예를 들어 회사 사장님이 오늘부터 가상 세계에서 출근한다고 가상 세계 속에서 외쳤다면 그 장면을 NFT로 만들어 팔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VR 부동산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서는 가상공간의 3평 정도의 땅이 약 2억 원 정도에 거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와 사회적 한계 등으로 인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연결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장벽들이 하나둘 허물어져 가고 있습니다.
현재 5G가 개발되면서 거대한 가상 세계를 운영할 만큼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 건 물론 VR과 AR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상 세계에서의 현실감이 극도로 증가하게 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인해 이런 기술들이 점차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이 시행되면서 우리는 메타버스의 초기 모습을 강제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거리 두기, 자택 근무, 온라인 수업 등을 시행하게 되며 이렇게도 사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나 현대인들은 변화된 분위기가 싫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시대는 SNS의 발달로 인해 초연결 시대가 도래했고 이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조금만 잘못하거나, 좋아요 하나만 잘못 눌러도 욕먹는 시대에 사람들은 점점 피로감을 느껴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본인의 페르소나를 숨기고 가상 세계에서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살아가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캐가 유행하는 분위기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메타버스 가상 세계가 점차 더 활성화되면 인종차별, 성차별, 나이차별 등 각종 차별도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단순 아바타만으로는 그 사람의 인종 성 나이 등을 쉽게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들도 이런 수요를 읽고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은 멀티 프로필 서비스를 오픈했고 블라인드나 대나무숲 같은 익명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점차 가상 세계로 넘어가게 되면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바뀔까요? 정말로 우리는 마인크래프트 같은 프로그램 속에서 출퇴근할 수 있게 될까요?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